[인텐트 기반 네트워크(IBN)가 기업 경쟁력 좌우한다] 네트워크 혁신 'IBN'으로 귀결

[인텐트 기반 네트워크(IBN)가 기업 경쟁력 좌우한다] 네트워크 혁신 'IBN'으로 귀결

네트워크 혁신이 기업 화두로 떠올랐다. 디지털 기기 사용 증가로 모든 업무가 네트워크에서 이뤄지며 데이터 분석, 보안 관련 부담을 낮추고 네트워크 효율성을 높이려는 시도가 이어진다.

'인텐트 기반 네트워크(IBN, Intent Based Networking)'는 네트워크 진화의 종착점으로 여겨진다. 경영자가 마음먹은 대로 네트워크가 제어되고 대다수 작업이 자동화돼 경영 효율이 개선된다. 기업 IBN 구축 투자가 점차 활발해 질 것으로 예측되는 이유다.

◇기업 네트워크 부담 급증

시스코 비주얼 네트워킹 인덱스(VNI)는 2022년 글로벌 네트워크에 연결된 기기가 285억개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보안, 데이터 등 다양한 측면에서 기존 인프라에 큰 파급을 미친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기업 대응 능력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스코가 2000명 이상 세계 고객 대상 설문을 바탕으로 작성한 '2020 글로벌 네트워킹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네트워크 운영 모델이 문제를 예측하거나 비즈니스에 최적화돼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23%에 불과했다.

유지, 관리, 모니터링 등 기본 네트워크 운영에 업무 시간 절반 이상을 소요하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73%나 됐다. 정보통신 환경 변화로 기존 방식으로는 더 이상 효율적 네트워크 관리가 어렵다는 방증으로 해석된다.

글로벌 기업을 필두로 네트워크 혁신을 위한 전략 투자가 활발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인공지능(AI) 등 기술 도입으로 네트워크 혁신이 가능해지면서 다수 기업이 투자에 착수했다.

보안, 모빌리티 등 IT 분야 전반에 걸쳐 AI 파급력은 상상 이상이다.

AI 연구 기업 오픈AI는 2012년, 2018년 사이에 AI 실증 등에 사용되는 컴퓨팅 파워가 30만배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클라우드 서비스, 고속 네트워크 보급으로 대다수 기업이 AI를 활용한 다양한 시도를 진행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AI 도입 최대 성과는 네트워크 자동화다. 지난 몇년간 '소프트웨어 정의 네트워킹'(SDN, Software Defined Networking)은 네트워크 자동화를 실현하는 데 기여했다. 네트워크 담당자는 SDN을 통해 중앙관리실 역할인 컨트롤 플레인과 실제 데이터가 발생하는 데이터 플레인(Data Plane)을 분리해 네트워크를 효율적으로 관리했다.

스콧 해럴 시스코 엔터프라이즈 네트워킹 수석부사장은 “네트워크 운영, 보안 또는 비즈니스 영향을 개선하기 위해 데이터를 활용하는 새로운 도구가 필요하다”면서 “AI 기반 운영체계로 전환하면 IT를 새로운 비즈니스 혁신 도구로 활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네트워크, 기업 비즈니스 이해하고 돕는다

AI 도입으로 네트워크 혁신도 일대 전기를 맞았다. 관리자 비즈니스 의도(인텐트)를 이해하는 인텐트 기반 네트워킹(IBN)이 가능해졌다.

IBN은 새로운 네트워크 관리 방법론이다. 네트워크 관리자 의도를 정책으로 바꾸고 이를 실제 실행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네트워크 상태를 파악, 유지 또는 개선하기 위한 모니터링이 이뤄지고 관련 데이터를 수집한다. 데이터는 다시 관리자의 비즈니스 의도를 정책으로 구현하는 데 활용된다. 머신러닝 등 다양한 AI 기술이 활용된다. 분석, 머신러닝, 머신 추론, 자동화 등을 사용해 변화하는 비즈니스 요구에 따라 네트워크를 적응시킨다.

인텐트 네트워크 대표 기업 시스코는 IBN을 가장 이상적 네트워크로 정의했다. IBN을 통해 전체 네트워크에서 △서비스 성능 개선 △보안 정책 수립 △IT 운영 프로세스 구축 등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시스코가 정의하는 IBN은 변환(Translation), 활성화(Activation), 보증(Assurance) 요소로 구성되며 단계마다 AI를 활용한다.

네트워크를 실시간으로 분석,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프로세스를 자동화해 위협 요소를 차단한다. 위협 탐지, 차단 속도는 빨라지고 네트워크 중단율은 감소한다. 기존 수동적 네트워크 관리 체계에서와 같이 단순, 반복 업무를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부가가치가 높은 업무에 시간을 투자할 수 있다.

시스코는 IBN을 토대로 '시스코 디지털 네트워크 아키텍처(DNA)'를 구축했다. 디바이스 검색·구축 등 반복되는 네트워크 작업을 자동화해 오류를 최소화했다. 사용자, 디바이스, 애플리케이션 데이터를 수집하고 상관관계를 분석해 성능 예측이 가능하게 했다.

관리자는 이를 통해 비즈니스와 네트워크 운영에 필요한 다양한 정보를 얻고 문제 대응 능력을 개선할 수 있다. 시스코 자체 조사 결과에 따르면 IBN 도입으로 네트워크 프로비저닝에 소요되는 시간이 67%가량 줄고, 보안 관련 위험은 48% 감소했다. 네트워크 운용 비용은 61% 절감된다.

시스코 관계자는 “현재 국내 기업 중 인텐트 기반의 네트워크를 활용하고 있는 기업은 3% 정도”라면서 “하지만 IBN에 대한 인식이 확대되고 실제 적용 사례를 통해 효용이 확인되면서 비중이 2년 내 39%까지 급증할 것”으로 예측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