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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과학

"클라우드 시장 年 620조원 … 네트워크·보안 해결사 뜬다"

나현준 기자
입력 : 
2022-12-13 14:2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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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코 라이브 2022 멜버른 현장 가보니
"효율화·보안 기술 통합
획기적 비용절감도 가능"
시스코, 시장 선점 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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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브 웨스트 시스코 APJC(아시아태평양·일본·중국) 지역 총괄 사장이 지난 7일(현지시간) 멜버른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시스코 라이브 2022 멜버른' 기조연설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그는 시스코가 원격회의 클라우드 생태계에서 리더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사진 제공=시스코】
'코로나19로 원격근무가 활성화되면서 클라우드가 대세가 된 만큼 클라우드를 보호하고 그 안에 내용을 효율적으로 배치하는 '보안+네트워크 솔루션'을 통해 시장 강자가 되겠다.'

지난 7일(현지시간) 호주 멜버른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시스코 라이브 2022 멜버른' 기조연설에서 시스코 측이 내건 메시지를 요약하면 이와 같다.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가 과점하고 있는 클라우드 자체보다 클라우드 생태계가 확장되면서 필연적으로 더 요구되는 네트워크·보안 기술에 집중해 시장 선도자가 되겠다는 것이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산업 생태계에서 메모리 반도체에 집중해 반도체 강자가 된 것과 비슷한 이치다.

이날 기조연설 겸 기자간담회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총괄하는 데이브 웨스트 시스코 APJC(아시아태평양·일본·중국) 지역 총괄사장은 "내년까지 도합 5억개에 달하는 클라우드 기반 응용 프로그램(클라우드 네이티브 애플리케이션)이 전 세계적으로 설치될 것"이라며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음에도 클라우드 도입 등 기업의 디지털 전환 수요는 더 늘어날 것이기에 시스코도 이에 맞춰 전 세계에서 가장 앞선 네트워크·보안 솔루션을 통해 시장을 선도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코로나19 이후 전 세계에서 원격·영상회의 솔루션이 증가하면서 기업의 클라우드 도입이 늘어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가트너는 올해 전 세계 클라우드 매출이 4740억달러(620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언제 어디서나 접속 가능하고 초기 서버 구축비용이 필요 없는 클라우드는 글로벌 경기 침체에도 매년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할 전망이다.

문제는 클라우드 시장이 팽창하면서 여러 보완 과제가 생겨났다는 점이다.

사용한 만큼 사용되는 클라우드 특성상 불필요한 이용을 줄여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경우에 따라 클라우드 도입에 드는 비용이 기존 서버 구축비용보다 더 많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원격근무 활성화로 스마트폰 PC 등 개인 기기를 통한 클라우드 접속이 늘어나면서 해킹 취약 지점이 증가했다. 보안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것이다.

또 기업이 하나의 클라우드 사업자에 종속되지 않기 위해 복수 클라우드를 사용하면서 클라우드 간 네트워크 트래픽 관리도 중요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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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코는 이날 기조연설에서 자사가 보유한 네트워크·보안 기술을 통해 이를 해결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시스코 네트워크 솔루션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시스코 솔루션을 통해 본사와 지사, 심지어 사무실별로 네트워크가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 한눈에 볼 수 있어 불필요한 클라우드 사용을 방지할 수 있다. 또 시스코는 영상회의 솔루션인 웹엑스(Webex)를 제공하고 있는데 초고속·저지연 네트워크(Private 5G) 기술도 보유하고 있다.

아울러 시스코는 클라우드 환경에서 여러 차례 인증을 식별하는 기술(다중인증)과 악성코드를 곧바로 탐지해 방어하는 기술 등을 보유하고 있다. 수백 명이 근무하는 시스코 보안 분석팀(탈로스)은 전 세계적으로도 유명하다. 이 덕분에 시스코 보안 매출은 2018년 약 24억달러에서 2022년 37억달러(4조8000억여 원)로 1.5배 성장했다.

시스코에서 보안을 총괄하는 지투 파텔 시스코 부회장은 매일경제 인터뷰에서 "타 보안업체는 방화벽 등 특정 분야에 한정돼 전문성이 있다면 시스코 보안 솔루션의 핵심은 네트워크와 보안 전 분야를 아우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조연설에서 시스코 측은 이를 'Security Cloud'라고 불렀다.

이를테면 기업 정보기술(IT) 인프라 관점에서 볼 때 가장 밑단에 인프라인 클라우드가 있고 가장 윗단에는 직원들이 사용하는 응용 프로그램(재무 인사 영업관리 등)이 있다. 이 중간을 연결하면서 보안·네트워크 관리 최신 솔루션을 첨가하겠다는 것이 시스코가 강조한 지점이다. 즉 시스코 'Security Cloud'를 사용할 경우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의 클라우드를 자유자재로 연결하면서 이용할 수 있고 동시에 보안 네트워크 관리 수요도 충족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시스코 측에 따르면 시스코 보안 클라우드를 이용하면 보안·네트워크 기술을 각각 구매할 필요가 없어지면서 1인당 클라우드 도입에 따른 소요비용을 월평균 20~40달러대에서 10달러대로 줄일 수 있다. 아울러 시스코는 95개 국가에 진출한 글로벌 기업이기에 시스코 시스템을 도입하면 자사 IT 시스템을 해외지사로 확장하는 데도 편리하다.

시스코가 이번 멜버른 행사에서 강조한 경영전략은 클라우드 자체를 빅3(아마존 MS 구글)가 장악하고 있는 만큼 클라우드 산업 확장에 따른 보안·네트워크를 잡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마치 삼성전자가 1990년대 이후부터 반도체 산업 생태계에서 메모리 반도체 분야를 장악한 것과 유사하다. 현장에서 멜버른 행사를 같이 본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글로벌데이터'의 맬컴 로저스 애널리스트는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는 없었지만 이번 행사를 통해 시스코의 경영전략을 엿볼 수 있었다"며 "성장하는 산업에서 시스코가 기업 현장 수요를 잘 잡은 듯하다"고 밝혔다.

[멜버른/ 나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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