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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과학

[실리콘밸리 리포트] "하이브리드 근무시대…업무툴에 100개국어 실시간 통역 탑재"

이상덕 기자
입력 : 
2022-02-09 04: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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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투 파텔 시스코 보안·협업부문 부회장 인터뷰

머잖은 미래엔 직원 98%가
재택·출근 혼재한 업무방식

협업 툴 `웹엑스` 업데이트로
피로감 없애고 집중도 높여

영화서나 보던 홀로그램 회의
AR 헤드셋 착용하면 `현실로`
사진설명
시스코 웹엑스의 메타버스 협업 도구 '웹엑스 홀로그램'. [사진 제공 = 시스코]
"미래의 근무는 분명 하이브리드일 것입니다. 때로는 집에서 근무하고 때로는 회사에서 근무하지만, 모든 근로자들이 한자리에 있지 않을 것입니다. 이 때문에 협업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대가 될 것입니다." 지투 파텔 시스코 보안·협업부문 부회장(사진)은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미래에는 98%에 달하는 직원들이 똑같은 물리적인 공간에서 머물지 않을 것"이라며 "이 때문에 직원들끼리 협업을 하고 상호작용을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파텔 부회장은 정보기술(IT) 업체인 다큐랩 대표, 델 EMC의 최고전략책임자(CSO)·최고기술책임자(CTO), 파일 공유 업체 박스의 최고제품책임자(CPO)를 두루 거친 뒤 2020부터 시스코 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IT 업계에서 베테랑으로 통하는 파텔 부회장은 하이브리드 워크로 인해 전 세계 근로자들이 함께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창출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사람들은 이제 평등한 기회를 누릴 수 있게 됐다"면서 "방글라데시에 있는 사람이 실리콘밸리나 한국에서 근무할 기회를 얻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물론 하이브리드 근무에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재택과 출퇴근을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근무로 인해 소통의 어려움이 따르고 이에 따른 피로감이 함께 커지고 있다는 것이 파텔 부회장의 진단이다.

시스코가 협업 툴인 웹엑스를 대대적으로 업데이트하면서 이러한 요소들을 고려한 이유다. 시스코의 웹엑스가 단순한 영상 채팅 툴이 아닌 진정한 협업 툴로서 기능을 다하겠다는 포부다. 이를 위해 시스코는 분석 도구인 '인사이트' 기능을 폭넓게 도입했다. 인사이트 기능은 크게 개인을 위한 '퍼스널', 그룹을 위한 '팀', 기업 전체를 위한 '오거니제이션'으로 구분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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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텔 부회장은 직접 시스코 웹엑스의 새로운 기능을 선보이면서 "직원 스스로 얼마나 많이 영상 회의를 했고 얼마나 많이 집중해서 근무를 했는지 확인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웹엑스는 누구와 가장 많은 회의를 했는지, 일주일에 몇 시간이나 회의를 하는 데 할애했는지, 일주일에 언제 회의를 했는지 등을 그래프로 한눈에 보여준다. 이러한 협업 추세를 살펴보면서 일의 집중도를 높이고 일과 삶의 균형을 찾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파텔 부회장은 하이브리드 근무 환경에 놓이면서 "때로는 8시간씩 계속해서 회의가 이뤄지기도 한다"면서 "이럴 경우 집중해서 근무할 시간이 감소한다"고 말했다. 특히 웹엑스의 인사이트 정보는 철저히 보호된다. 파텔 부회장은 "이러한 정보는 같은 팀에 있는 상사라고 할지라도 볼 수 없게 구성했다"면서 "한 사람 한 사람이 직접 자신의 근무를 통제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글로벌 협업 툴이라는 자부심답게 대대적인 통역 시스템을 도입했다. 시스코 웹엑스 좌측 하단에 있는 버튼을 클릭하면 한국어를 포함한 100개 이상의 언어들이 나오고 이를 선택할 경우 상대방 언어를 자신이 원하는 언어로 통·번역해 자막으로 볼 수 있는 기능이다. 아울러 동시통역 기능까지 웹엑스에 적용됐다. 동시통역사들이 웹엑스에 접속하면 그 언어 수만큼 참가자가 채널을 선택해서 들을 수 있다. 파텔 부회장은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실시간 언어 통·번역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면서 "시스코는 매번 제품을 차별화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또 시스코는 2차원 협업 툴에 그치지 않고 메타버스 협업 툴인 '웹엑스 홀로그램'을 지난해 출시했다. 증강현실(AR) 헤드셋을 착용할 경우 상대방을 3D 홀로그램으로 보면서 회의를 진행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자동차 디자이너라면 굳이 현장에서 만나지 않더라도 가상 공간에 설계하고 있는 자동차의 홀로그램을 띄워놓고 회의를 진행할 수 있다. 파텔 부회장은 "웹엑스 홀로그램을 통해 서로 멀리 떨어져 있더라도 둘러앉아 회의를 할 수 있다"면서 "움직임에 따라 물체를 바라보는 각도도 바뀌어 마치 현장에 있는 것 같은 몰입 경험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하이브리드 근무 여건이 조성되고 있고 메타버스 시장이 급부상하면서 또 다른 문제점이 함께 등장하고 있다. 바로 보안이다. 가상의 공간이라는 것 자체가 보다 더 높은 수준의 보안을 요구해서다. 파텔 부회장은 "인류에 대한 위협은 이제 핵무기가 아니라 사이버 공격이 될 것"이라면서 "안전한 근무 환경과 기업의 지식재산권에 대한 보호가 어느 때보다 더 필요한 순간"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시스코의 강점 중 하나는 개인정보 보호 규정을 철저히 준수하는 것은 물론 세계 최고 수준의 보안 환경을 구축한 데 있다"고 설명했다.

[실리콘밸리 = 이상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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