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코 "한국 유망 IT스타트업에 투자 대폭 늘릴 것"
글로벌 정보기술(IT) 회사 시스코의 데이브 웨스트 APJC(아시아태평양·일본·중국)지역 총괄 사장(사진)은 “한국의 IT 스타트업을 종합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등 한국 기업 투자를 대폭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웨스트 사장은 31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 같은 한국 투자 계획을 밝혔다. 웨스트 사장은 10월 말 한국을 방문했다. 올 1월 APJC 총괄 사장 취임 이후 첫 해외 방문지로 한국을 택했다.

웨스트 사장은 그 이유로 ‘역동성’을 꼽았다. “민간, 공공 분야 모두 디지털 전환 의지가 강하고, 소비자 역시 세계 최첨단을 달리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시스코코리아가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매출 성장세가 다른 국가에 비해 가파른 것도 디지털 전환 수요가 크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시스코는 라우터 같은 네트워크 장비와 클라우드 서비스, 네트워크 보안 플랫폼 등을 공급한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수요가 폭증한 웹엑스 같은 원격 근무 솔루션도 보유하고 있다.

웨스트 사장은 국내 IT 시장에 대한 투자를 늘리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는 “게임, e커머스, 핀테크 분야 등의 IT 스타트업을 종합 지원하는 ‘디지털 네이티브’ 프로그램을 연내 신설할 것”이라고 했다. 디지털 네이티브는 유망한 스타트업에 장비·솔루션을 공급하는 것은 물론 디지털 전환 고도화를 위한 컨설팅까지 원스톱으로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그는 “디지털 네이티브는 한국에서 처음 시행하는 것”이라며 “그만큼 한국에 잠재력 있는 스타트업이 많다는 뜻”이라고 했다.

시스코는 올 4월부터 ‘CDA(Country Digital Acceleration·국가 디지털 가속)’란 기업 지원 프로그램을 한국에서 운영 중이다. CDA가 주로 중소·대기업의 개별 사업 단위 지원이라면, 디지털 네이티브는 스타트업에 대한 종합적인 지원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는 게 웨스트 사장의 설명이다. 웨스트 사장은 “현재 준비 중인 2차 CDA는 기업을 넘어 학교, 공공기관 등으로 지원 대상을 넓히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관련 솔루션까지 제공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세계 IT 시장 흐름에 대한 분석도 내놨다. 웨스트 사장은 “세계적으로 복합 클라우드 체계, 사이버 보안, 하이브리드 근무가 주요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시스코는 세 가지 분야 모두에서 혁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며 “디지털 경제 시대에 소외되는 사람 없이 모두가 연결성을 누릴 수 있게 포용 성장에도 힘을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민준 기자 moran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