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바로가기

기사 상세

IT·과학

[IT] 기존질서 파괴해온 10년의 혁신…다음 화두는 `삶을 바꾸는 기술`

신현규 기자
입력 : 
2019-12-31 04:01:04
수정 : 
2019-12-31 07:31:00

글자크기 설정

실리콘밸리 리포트

시스코 비공개 강연 단독취재
사용자 기술 신경쓰지 않아도
알아서 적용 `전환` 단계로
사진설명
척 로빈스 시스코 CEO가 12월 중순 열린 시스코 '인터넷의 미래' 이벤트에서 발표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 신현규 특파원]
기술 관점에서 지난 10년을 정의하는 단어가 있다면 단연 '파괴적 혁신(Disruptive Innovation)'일 것이다. 금융위기 이후 지난 10년간 전 세계적인 무제한 자금 공급 덕분에 기술이 급격히 발전하면서 인공지능(AI), 자율주행차, 블록체인, 양자컴퓨팅 등과 같은 새로운 아이템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그 결과 기존 산업에 있던 기업들은 불편(disrupted)해졌다. 그게 지난 10년간 과정이었다. 그러나 이제 실리콘밸리 주요 정보기술(IT) 기업에 있는 리더들은 기존 기업을 '불편하게 만드는 기술'을 넘어서서 우리 사회와 생활의 '전환(transformation)'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2020년 새해 실리콘밸리의 최대 화두는 단연 '전환'이다. 일례로 최근 매일경제가 국내 언론 중에서 유일하게 참가한 실리콘밸리 IT 네트워크 솔루션 기업 '시스코(CISCO)'의 비공개 이벤트에서 이런 면모를 적나라하게 관찰할 수 있었다. 아누지 카푸르 시스코 최고전략책임자(CSO)는 "금융회사가 클라우드 솔루션을 쓰기 시작했다"며 "이는 무엇을 의미하는가"라고 질문을 던졌다. 그는 "과거에는 빨라야 3개월 만에 한 번씩 앱을 업데이트하던 은행이 이제는 하루에도 16번씩 코드를 바꿀 수 있는 능력을 확보했다는 뜻"이라며 "수많은 기업이 시장 움직임에 맞춰서 굉장히 빠르게 변화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카푸르 CSO는 HSBC 등 은행은 더 이상 디지털 시대로 전환하는 데 불편함을 느끼는 수준에 머무르지 않고 적극적으로 변화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괴적 혁신이 단순히 뉴스 속에만 머무르지 않고 우리 삶으로 다가오려면 실제 그 혁신이 체감할 수 있는 가치를 가져다줘야 한다. 기업 내에 있는 수많은 데이터를 정리해 주는 스타트업 코헤시티(Cohesity) 창업자인 모히트 아론은 이날 이벤트에 등장해 "(내년 이후) 한 가지 흥미로운 트렌드가 예상되는데 바로 사용자가 각종 기술을 신경 쓰지 않고도 각종 기술 혁신이 자연스럽게 우리 주변에 다가오는 환경"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시스코 사례는 실리콘밸리 기업이 단순히 '기술을 위한 기술' '다른 이에게 경각심을 주게 하는 기술'에서 벗어나 '실제 우리 삶을 바꾸기 위한 기술' '혁신을 통해 가치를 제공하기 위한 기술'에 전력투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시장 분석 회사인 레이턴트뷰애널리틱스의 벤카트 비스와나단 창업자는 최근 포브스 기고문을 통해 "2020년 트렌드는 '파괴(disruption)'에서 '전환(transformation)'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리콘밸리 = 신현규 특파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 좋아요를 눌러주세요.